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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意추락 의심 사례, 4번 더 있어… “심리검사, 기체 점검만큼 중요”

파리=이성훈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3-27 13:47

獨사고기 부조종사, 6년전 우울증으로 훈련 중단 경력
"이성 문제로 힘들어해"… 찢어진 '병가用 진단서' 발견
비행 초엔 유쾌하다 갑자기 퉁명스러워져 '조울증 증세'


지난 24일 150명의 사망자를 낸 독일 저가 항공 저먼윙스 에어버스(A320) 여객기는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28)가 고의로 추락시킨 것으로 사실상 결론이 나면서, 그 동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독일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과거 심한 우울증을 앓았으며 최근 이성 문제로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고의 추락이 정신 질환이나 신변 비관 때문일 것이라는 추론이 나오고 있다.

독일 검찰은 27일 경찰이 독일 뒤 셀도르프에 위치한 루비츠의 아파트를 압수 수색한 결과 병가(病暇)를 위한 의료 진단서 여러 장을 발견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압류품중에는 사고 당일 병가를 위한 진단서도 있었다”며 “해당 진단서는 찢어진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지 검찰은 “루비츠가 회사에 자신의 질병을 숨겼을 것이라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밝혔다. 진단서에 기재된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유서나 정치적·종교적 동기로 해석될 만한 물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프랑스·독일 조사 당국은 이번사건의 테러 연관성은 낮다고 보고, 루비츠의 개인적 동기를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원인은 루비츠의 우울증인 것으로 보인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26일 루비츠의 친구들을 인용해 “그가 6년 전 비행 교육을 받던 중 과로와 우울증으로 훈련을 중
단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타블로이드 빌트는 27일 회사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루비츠가 2009년 미국피닉스에서 비행 훈련 교육을 수행하던 중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여 ‘조종 불가’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훈련을 반복해서 받아야 했다. 결국 18개월 동안 우울증 치료를 받았으며, 의사로부터 정기적으로 특별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판정도 받았다고 빌트는 전했다. 이어 “독일 연방항공청이 관리하는 조종사 신상기록과 루비츠의 조종사 자격증에는 ‘SIC’라는 코드가 적혀 있었다”며 “이는 정기적 병원 검진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 기록을 보면, 비행 초반 기장과 일상적이고 유쾌한 대화를 하던 루비츠는 착륙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던 중 갑자기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조울증인 듯한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루비츠의 정신 이상 가능성은 사전에 전혀 파악되지 못해, 조종사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루비츠는 2013년 입사 당시 정신 감정을 통과했으나, 이후 주기적으로 심리 상태를 검사받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루비츠의 이성 문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독일 경찰 관계자는 빌트와 인터뷰에서 “루비츠가 최근 여자 친구 문제로 무척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개인 신변을 비관해 조종사가 고의로 여객기를 추락시킨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1997년 12월 실크에어 보잉737기는 순항 중 갑자기 급강하하며 늪지대로 추락해 탑승자 104명이 모두 숨졌다. 당시 사고기 기장
이 거액의 도박 빚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조종사가 고의추락을 결심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이에 따라 조종사의 정신 상태가 테러 위협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주기적으로 정신 감정을 포함한 건강 검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항공사들이 기체는 꼼꼼히 점검하지만, 조종사의 정신적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150명의 사망자를 낸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프랑스의 알프스 산맥에서
26일 구조대원이 희생자 시신을 덮어 구조용 헬기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사고는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고의로 추락시킨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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